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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전시 EVS37 현장, 모빌리티 산업의 빅블러

세계전기자동차 학술 전시회 EVS37 현장 스케치

세계 전기자동차 전시회

세계 전기자동차 전시회 ‘EVS37’에 방문했다. EVS는 전기차 산업 주도 국가를 순회하며 매년 개최되고 있는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겸 전시회다. 동아시아는 3년 주기, 이로써 대한민국에서는 9년 만에 개최되는 행사다. 심포지움에서는 세계 각국 전기차 산업의 권위자들과 연구진, 그리고 세계명문 대학의 교수진이 모여 인사이트를 주고받는다고 한다.각국의 주요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관련 다국적 기업들의 전시행사가 병행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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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우리는 석유 기반 사회에 살고 있다. 포디즘과 함께 마이카 시대가 도래했고, 폭증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수요와 함께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한다. 하지만 막대한 탄소및 유독 물질 배출은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라는 부작용을 야기했다. 친환경 자동차의 필요성을 누구든 이해하고 있다. 하나, 정치권을 부여잡고 있는 석유 경제의 중심 기업들, 선뜻 내키지 않는 전기차의 상품성 등의 요인으로 시장구조는 쉽게 변화하지 못했다. 그런 석유 기반 사회의 고리를 붕괴시키고자 나섰던 인물이 엘런 머스크, 테슬라의 성공으로 시장 전반이 흔들리게 된다. 전시 행사는 서울 코엑스 C홀, 4월 26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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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그렇다 보니 테슬라의 성장성이 전기차의 시장성을 대변하고 있는 시기다. 단번에 글로벌 완성차 기업 시가총액 1위에 오르고,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주가는 연이은 하락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그 이유 중 한 가지는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다. 돌아보면 전기차의 마진은 감소하고 시중에는 정말 합리적인 전기차도 다수 출시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전기차의 성장세는 꺾였고, 아직까지 정부 지원 정책에도 많이 의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전기차 점유율이 내연기관을 앞지르는 특이점은 언제가 될지 도저히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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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EVS37에서 느낀 바, 결국에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미래의 이동 수단은 결국 전기 동력원이 점유할 듯 하다. 이미 완성차 기업과 전장, 소프트웨어 솔루션, 그리고 2차 전지 등 모빌리티 산업에서 원천기술의 경계는 흐릿해졌다. 마치 20세기 IT업계와 금융 서비스 업체의 융합으로 시장구조가 크게 변화했던 것처럼 말이다. 즉, 자동차 산업의 ‘빅블러’ 시대가 지금이다. 그처럼 수많은 벤처 기업들과 합작 법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모비온, 전기자동차 인휠모터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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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1위 벤더 현대모비스다. 현대차와 상호 협력적인 관계로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타 기업들과 초격차를 두었다. 전기차 시대에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가치 ‘오토사이클 엔진’ 기술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아예 구조가 단순화된다. 때문에 주요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현대차는 물론 세계시장에 더 많은 전장 및 자동차 부품들을 납품하여 영향력이 강해져 왔다. 현대 모비스는 EVS37에서도 E-GMP의 에너지 저장 장치를 망라하는 BSA 모듈, 그리고 인버터와 감속기, 모터를 통합하는 3세대 EDU 시스템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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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의 핵심 기술은 ‘인-휠’ 모터였다. 감속기를 비롯한 구동 계통을 아예 휠 내부에 통합시켜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개념이다. 그 결정체가 되는 컨셉트 모델이 CES에서 공개했던 ‘모비온’이다. 모터가 휠 내부에 합쳐지면서 엔진과 바퀴를 연결하는 드라이브 샤프트가 생략된다. 때문에 조향 자유도를 갖는다. 이미 양산된 전기차의 장점이기도 하듯 후륜에도 독립적인 구동계를 설치하기도 쉽다. 모비온이 내세우는 장점은 좁은 골목길에서도 자유로운 움직임이다. 횡 방향을 주행하는 크랩 모드나 제자리 회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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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 많다. 원가절감이 필요할 뿐더러, 현가 하질량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승차감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또 파생될 것이다. 그리고 크랩 모드와 제자리 돌기를 위한 인 휠 모터가 상품성 개혁에 크게 투자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편, 모비온의 몇 가지 특징이 더 있다. 기반이 되는 아이오닉 5 PE와 디자인이 많이 다른데, 전면의 검은색 띠에는 라이다와 레이더 센서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체감을 키운 스타일이다. 또, 전후방의 디스플레이는 보행자와 자율주행 자동차가 소통하는 매개가 되어준다고 한다.

현대 자동차 그룹, PBV 전기자동차와 솔라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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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휠 모터는 미래 모빌리티 사회의 핵심 기술일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 그룹 부스, 기아의 구동형 PBV 모델에서 그 목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전기자동차의 장점 중 하나는 간단하게 구조 및 용도 변경이 가능한 모듈형 플랫폼이라고 한다. 서론 한 내용처럼 주요 구성요소들이 간소화되고 어셈블리 단위로 공용화, 곧 연구비와 생산비가 절감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구동 계통을 휠에 통합한다면, 전기차의 플랫폼은 말 그대로 움직이는 바닥 공간에 가까워진다. 이제 그런 움직이는 이동 공간을 꾸며내는 것은 소비자의 취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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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기반 모빌리티라고 한다. 예를 들면 일과시간에는 운송업을 위한 화물 트럭, 혹은 이동공간이 필요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할 수 있다. 주말이나 여과 시간에는 가족과의 나들이를 위한 SUV, 또는 캠핑카 등으로 자유를 찾아 나설 수 있다. 강자성체를 이용하여 캐빈 룸을 다양한 용도로 쉽고 빠르게 교체할 수 있는 방식을 기아는 구상하고 있다. 또 값비싼 가격과 보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독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는 과시의 수단이 아닌, 오직 목적에 의한 ‘제품’ 본질의 수단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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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전시되어 있던 아이오닉 5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디자인을 개선하고 편의성을 보강하며, 배터리 용량을 늘려 항속거리를 증대한 바 있다. 그리고 가격을 동결했다는 점이 핵심 내용이다. 앞서 설명한 내용처럼 전기차의 경쟁력은 꾸준히 발전해 나가고 있다. 그 특이점이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아직 발전 속도는 빠르다. 그 밖에 현대자동차는 솔라 셀의 에너지 발전 효율 및 사용성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나가고 있다. 과거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도 솔라 루프를 설치했다가, 에너지 효율의 결여로 단산된 바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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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전시는 단 두 차종이었다. 나머지 한 대는 KGM의 토레스 EVX가 있었다. 셀 투 팩 기술을 적용한 LFP 배터리를 탑재함으로써 가격 대비 용량과 항속거리가 준수한 편이다. 기존 토레스에서 외관 디자인을 확실하게 가다듬었고,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가 강점이다. 그리고 KGM 부스의 핵심기술은 자기공명 방식의 무선 충전이다. 물론 자체 기술로 구현하지는 않았지만,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 침투하고자 하는 KGM의 전략, 그리고 유서 깊은 대한민국 완성차 제조업체로서 그 생존력만큼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LG 그룹, LG 에너지 솔루션 , 이노텍, 디스플레이, 마그나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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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모빌리티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말 큰 수혜를 받은 기업은 ‘LG’라는 생각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대한민국 가전제품 시장의 양대 산맥과 같다. 기존에도 LG이노텍이나 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은 자동차 전장 부품을 다수 납품하고 있었지만, 전기차 산업에 들어서 모터와 배터리 제어에 사용되는 회로 기판의 수요가 더욱 급증한다. 캐나다의 대규모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와의 합작법인 LG 마그나도 설립한다. 800V 기반의 구동 모듈을 개발하였으며, 희토류 사용량을 최소화해 원가와 원자재 리스크를 동시에 낮춘 것이 강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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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LG 에너지 솔루션은 단번에 LG그룹의 대표 기업이 되었다. 지금도 시가총액은 3위, 원래는 LG화학 계열의 회사였지만 2차 전지 시장이 너무 거대해지면서 분리 상장이 추진된다.  보통 전자제품에 원통형 전지가 많아야 두세 개 들어가던걸, 전기 자동차 한 대는 최소 4천 개 이상의 원통셀이 들어간다고 이해하면 그 규모의 차이를 이해하기 쉽다. LG화학은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고에너지 밀도 리튬-이온 전지를 연구해왔기에 단번에 우위를 점한 바 있다. LG 에너지 솔루션은 ‘삼원계’ 기반의 LI 이온 전지를 활용한 ‘셀-투팩’ 기술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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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전지는 단위체적당 에너지 효율이 높을수록 우수한 기술력을 증명한다. 대신 비례하여 증가하는 화재 위험 등의 불안정성, 그리고 가격 및 원자재 수급 문제가 파생된다. 예상 밖의 사고나 오류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배터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충분한 밀폐와 강성 성능을 확보한다. 그런 구성단위가 배터리 셀과 모듈, 팩이었는데, CTP는 모듈 단위를 생략하는 기술이다. 단위체적당 배터리 용량이 늘고 에너지 효율이 증가한다. 원통형 셀과 다르게 파우치 셀은 그 형태와 구성 방식도 변형하기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자동차의 삼성 SDI와 전고체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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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2차 전지는 크게 파우치 타입, 각형, 원통형 세 가지 형식으로 구분된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에 비중을 실었던 기업이다. 하지만 안정성이나 효율성 등 세 종류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보니 국내 배터리 3사도 모든 가능성을 열고 투자하고 있다. 삼성 SDI는 차후 원통형 배터리의 국제 규격으로 설정된 4680 크기의 배터리 셀을 공개했다. 와인딩 구조가 배터리 셀 냉각에 더욱 탁월한 형태이며, 배터리 셀의 높이를 자유자재로 주문 제작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한다. 삼성 SDI의 음극재 공정 기술은 충전 시간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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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2차 전지는 과도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꿈의 배터리 ‘전고체 전지’가 양산된다면, 전기차의 문제로 제기되던 화재 위험성이나 유독가스, 에너지 밀도 등의 문제는 모두 해결된다. 단, 현재는 계면 저항으로 인해 필요 전압이 확보되지 않고, 상온에서의 반응성이 급격히 저하되며,  배터리의 수명, 무엇보다 생산 공정에서의 원가가 너무 높다는 한계에 있다. 그런 한계점을 극복하는 시기가 곧 석유 기반 모빌리티 사회의 붕괴점이라 가히 예측할 수 있겠다.  삼성 SDI는 시험 생산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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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DI는 2050년까지 대한민국에서의 완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다수 2차 전지 기업들은 배터리를 판매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임대’의 개념으로 간주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수명을 다한 뒤 원료를 다시 수급한다거나, ESS 등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떠올리는 것이다. 즉 배터리의 생산부터 재생 사이클을 연구하는 것이, 2차 전지 기업의 탄소중립이자 연구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현대 케피코나 SK 시그넷, 효성, 채비 등의 다양한 참가업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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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국내 주요 기업 몇 가지만 살펴보아도 신사업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그런 신흥시장에서 핵심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가치가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벤처기업들이 자리하는 전시이기도 하니 관심이 있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여담으로 심포지움의 핵심 주제 세 가지는 ‘열폭주’, ‘SDV’, ‘전고체’ 배터리라고 한다. 당연 전시 내용과 유사하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은 눈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되다 보니, 이런 전시회장에서 전문인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것도 좋은 배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 전기자동차 전시회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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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자동차 심포지움, EVS37 전시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미래의 기술이지만, 또 너무 공상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는 전시였다. 사실 완성차 업체 중심의모빌리티 쇼에 비해서 규모는 아쉽다. 규모보다는 접근성을 우선시했다고 한다. 그래도 많은 기업들이 직접 기술 현황과 방향, 구조 등을 공개하고 설명해주는 자리 자체가 흔치 않다. EVS37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대한민국 기업들의 영향력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꾸준한 발전이 지속된다면 미래 모빌리티 사회의 긍정적인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겠다.

글/사진: 유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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